Sunday, December 14, 2014

'너무 잦은 사기도박 논란'…카지노 업계 병폐

뉴시스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의 사기도박 시비가 잦아지면서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카지노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과 대구, 제주도 등에서 사기도박 시비가 일면서 당사자들의 사법처리는 물론 국내 카지노업계에 대한 이미지까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지검은 지난 6월 대구 인터불고호텔 카지노에서 고객들에게 속칭 '밑장빼기' 수법의 사기도박을 펼쳐 수십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회사대표와 재무이사, 영업부장, 게임에 참여한 딜러 등을 사법처리 했다.

이 사건과 관련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1일 카지노 운영자 A씨에게 3년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나머지 12명에 대해서도 혐의를 인정해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벌금형 등의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지난 2012년 5월부터 카지노에서 사기도박 능력을 갖춘 '블랙딜러'를 고용해 특수 제작한 카드 분배기(슈통)에서 승패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사기도박을 펼친 혐의 등을 인정했다.

이 사건을 뉴시스에 제보한 피해자에 따르면 이 카지노에서는 수년간 VIP 고객은 물론 동남아에서 온 노무자들의 돈까지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을 전하는 등 심각한 문제점을 제보했다.

이보다 앞서 제주도의 한 카지노에서는 지난 5월 불과 2시간 만에 바카라 게임을 통해 11억원을 따자 카지노측에서 고객이 직원과 짜고 사기도박을 펼쳤다며 경찰에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경찰수사 결과 카지노 측이 직원과 공모해 사기도박을 했다는 혐의를 밝히지 못했고 오히려 중국인 관광객이 무고와 협박,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카지노측 관계자를 고발해 카지노측 관련자 7명이 사법처리 됐다.

사기도박 사건은 일반 카지노업체뿐 아니라 공기업에서도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GKL의 강남점에서도 중국인 고객과 내부직원이 공모해 사기도박을 한 펼친 사건이 대표적이다.

GKL과 고객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 오후 중국인 고객 2명이 GKL 강남점 VIP 영업장에서 바카라 게임을 통해 2시간만에 30억원을 땄으나 뒤늦게 카드 바꿔치기 수법이 들통 났다.

당시 GKL 자체조사와 제보자에 따르면 이들 중국인은 GKL 강남점 VIP 게임룸에서 미리 준비한 카드로 바꿔치기 하는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GKL측은 이튿날 방문한 중국인 사기도박 용의자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바람에 이들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중국으로 출국했고 GKL은 뒤늦게 경찰에 신고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사기도박 사건이 발생하자 GKL은 자체 감사를 펼쳐 관련자 9명을 면직과 정직, 감봉 등의 징계 처분했다. 그러나 수사를 담당한 경찰은 중국인 핵심 용의자를 검거하지 못해 기소중지로 사건을 마무리 하고 말았다.

그러나 관련자들에 따르면 GKL에서 사기도박을 펼친 중국인 2명은 지난해 12월에도 동일한 수법으로 12억원 이상을 따갔지만, 누구도 사기도박을 의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GKL 관계자는 "사기도박에 대한 재발방지와 제도개선을 위해 특별 TF팀을 구성해 개선안을 마련했다"며 "이제는 사기도박이 재발되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5년 10월 중국인 사기도박단 7명이 강원랜드를 방문해 VIP영업장에서 6시간동안 카드 바꾸치기 수법 등으로 17억3000만원을 땄다. 뒤늦게 CCTV화면을 통해 사기도박을 확인한 강원랜드가 경찰에 고발하는 바람에 손실을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 2012년 2월 26일 강원랜드 일반영업장에서 몰래카메라를 이용해 사기도박을 펼친 일당 2개파 10여명과 내부 직원 2명이 검거되는 신종 사기도박 사건이 발생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과거 일부 영세 카지노에서 사기도박 사건이 일어났지만 공기업에서도 사기도박이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사기도박은 대한민국 전체 카지노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으로 정부의 엄단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카지노업계 임원출신 한 인사는 "합법 사행산업을 규제하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대신 카지노 감독기구 설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재의 제도와 시스템으로는 사기도박을 근절시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